필리핀에서 운전 경험
그런데요. 흥미로운 것은 필리핀에 처음 와보면 비좁은 도로 위에 트라이시클 지프니 버스 트럭 승용차 등이 얽히고설켜 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면-특히 조수 석에 앉아- 등어리에서 진땀이 나고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수도 없이 밟아야 해요. 그런데 한 번도 사고가 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 하더라구요. 나중에 용기를 내서 운전을 직접하고 다녀보니 겉으로 보기엔 엉망진창인 것 같지만 그 나름의 룰이 있더라구요. 사고 나면 피차 고달파서 인지 배려정신 때문인지는 모르나, 끼워줄 거 다 끼워주고 양보할 거 다 양보하면서 달리기 때문에 보기보단 안전하더라구요. 물론 초짜에게는 엄청난 모험이지만요. ㅎㅎ
더 흥미로운 것은 우리 같으면 갑자기 끼어든 차량에 대고 욕설을 내뱉고 삿대질할 상황에서도 그냥 묵묵히 넘어가더라구요. 엄청난 인내심이 아니면 어려운 건데...클락션 한 번 안 울리고 그냥 그러려니 하구서 무표정하게 지나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여간해서 경적을 안 울려요. 한 번은 마닐라에서 따가이따이까지 가는 중에 경적을 몇 번이나 울리고 또 듣게 되는지 일부러 숫자를 헤아려보다가 그만 뒀어요. 왜냐면 아예 들을 수가 없더라구요. 시도때도 없는 마닐라의 헤비트래픽은 유명하거든요. 시커먼 매연과 함께...엉망인 것처럼 보여도 참 사람들이 순하고 인내심으로 길들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현종 시인은 ‘산다는 것은 견디는 것’이라 했는데, 이 사람들에게야 오죽하랴 싶더라구요. 오랜 세월 외세와 부자와 권력의 힘에 늘 억눌려 허덕거려온 삶을 살아온 보통 사람들이 ‘저항’ 하거나 ‘인내’하는 거 말고는 뭐 선택의 여지가 있겠나 싶으니 짠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삶을 견디는 한 사람으로서...동병상련이랄까...
맨처음 지프니 탔던 날의 기억이 새롭네요. 익명의 남녀노소와 무릎을 서로 맞대고 촘촘히 앉아서 뒤늦게 타는 사람을 위해 바싹 당겨 앉아주는 배려도 그렇거니와 뒤에 탄 사람이 차비를 꺼내면 릴레이식으로 앞으로 전달해 기사에게 전달하고 기사가 잔돈을 넘기면 다시 역순으로 돌아와 전달해주는 모습에서 찡한 감동 같은 게 밀려오더라구요.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그 모습들이 눈에 선하네요.
지프니 한대에 정상적으로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은 대형 지프니일 경우 많아야 20명 남짓, 보통은 15명 정도가 탑승정원 인데, 러시아워에 보면 사람이 콩나물처럼 실려 있는 게 보통이랍니다.
암튼 지프니는 공해의 주범이면서 도심 교통체증의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만, 170만대의 "국민의 발" 지프니 노조는 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노조이기도 하고, 정부가 자칫 지프니를 없애는 등의 간섭을 하게 되면, 170만 개의 일자리가 날아가기도 하지만, 플러스 알파 만큼의 표가 날아가는 셈이니 정치인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뜨거운 감자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 필리핀에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려면...
필리핀에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려면 우선 스마트폰에 인터넷이 연결되어야 한다.
나는 여러 생각 끝에 이제까지 글로브통신사의 유심칩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 유심칩을 샀는데, 그 이유는 지방으로 갈수록 글로브 로드를 충전해주는 곳이 찾기 어렵고 거의 대부분의 가게에서 스마트만을 취급하여서, 당연히 지방에서는 스마트통신의 신호가 더 잘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진실은 글로브가 더 잘 터졌다. 따라서 필리핀에서는 글로브 유심칩을 살것.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아무 유심칩이나 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꼭 유심칩을 살 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사야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의 경우, 그냥 SMART유심칩을 사면 안되고, SMART BRO를 사야한다. 기존의 사용했던 글로브나 스마트 유심칩은 한 달 인터넷요금제를 사용 할 수 없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싶어 여러 곳을 찾아 물어보았지만 예전에 쓰던 칩이나 ,인터네셔날(유효기간 없음)유심칩으로는 안 된다. 글로브도 마찬가지..
한 달 인터넷 무제한 요금은 995페소이다.
스마트의 경우 2200번으로 LTE 995 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일주일은 LTE 299, 하루는 LTE 50 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무제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하루 무제한 인터넷사용 50페소-1500원정도) 글로브도 같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필리핀의 글로브나 스마트 유심칩을 사용할 경우 너무 많은 프로모 때문에 무엇을 사용할 지, 어떻게 신청할 지 판매상도 모르는 답답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 STK Plus 앱을 설치하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고를 수 있으며, 클릭 한 번으로 승인이 끝나서 편리하다. 필리핀에 간다면 스마트폰에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때 사용기간은 날자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된다. 즉 오늘 아침 9시30분에 시작했으면 내일 아침 9시30분에 정확히 인터넷이 끊어진다.
한 달 3만원, 2주 1만 5천원이면 언제 어느 때나 카톡 할 수 있고, 저녁에 한국 드라마 볼 수 있다. 와이파이에 목숨 걸고 호텔 찾고, 식당 찾을 필요 없다. 일주일여행이라면 만원이 안 되는 돈이다. 그 돈 아끼지 마시라. 인터넷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으면 네비게이션 앱을 작동시켜야하는데, Waze와 구글맵 네비게이션(물론 무료앱)이 있다.
(한국에서 이 앱을 다운받으면 한글로 모든 표시가 되지만, 필리핀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영어로 된 앱이 설치된다)
두 네비게이션 앱이 서로 장단점이 있는데, Waze 네비의 경우 항상 트래픽을 계산하고 예정시간을 알려주어 편하며, 트래픽이 보고가 되지 않은 길로 안내한다. 이것은 편할 때도 있지만, 현재 실제로 트래픽이 없는 경우에도 평상시 트래픽보고가 많았던 길을 피해서 먼 거리라도 트래픽이 걸리지 않는 길만을 안내해준다. 따라서 시간대를 잘 고려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화면도 심플하고 좋은 전용 네비인지라 처음에는 이 Waze를 주로 사용했는데, 자꾸 먼 길을 돌아가도록 안내를 하는 통에 나중에는 구글 맵을 더 많이 사용했다.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위치를 잡아주기 위해서 내 위치 설정을 해주어야한다. 안 되어있으면 하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하나 Waze가 좋은 것은 껐다가 다시 앱을 실행하면 이전 설정된 것을 계속 안내해준다. 구글맵에서는 다시 주소를 찾아서 작동시켜야 한다. 물론 지난 길 안내했던 기록도 있어서 다시 찾아가기에 쉽다.
이에 비해 구글 맵 네비는,
최대 장점이 목적지를 지도에서 직접 선택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건물 이름도 잘 모르고, 주소도 잘 모른다면 Waze 맵에서는 절대 찾아 갈 수 없지만, 대충 그 근처를 안다면 지도를 움직여서 지도상에 목적지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음성지원도 된다.
또한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주소를 넣으면 정확히 찾아준다.
필리핀의 인터넷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네비 사용 중에 인터넷을 받지 못해 네비가 작동하지 않을까, 또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차량이 지난 간 후에 도로표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 문제없이 정말 정확하게 자동차의 위치와 도로의 위치를 나타내주었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을 경우도 이미 저장되어진 자료를 적용하여 정확하게 길 안내를 한다)
만일 숙소를 아고다에서 선택하였을 경우 아고다 상에서 호텔 지도 보기를 클릭하면 위 화면처럼 바로 길 안내를 해준다.
(그러나 가끔 아고다에 지도상 위치를 잘못 나타내어 고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구글 맵네비에서 호텔명이나 주소로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 이제 버스를 타고 내리는곳을 몰라 버스안내원의 눈치만 살피며, 불안하게 여행할 필요가 없다.
(택시를 탔을 경우에도)
현지 유심칩(약 50페소)과 하루 무제한 인터넷 50페소를 지불하면 내 스마트폰에서 지금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어느 버스 정거장을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 거의 10m 오차 범위로 정확하게 지도상에 표시를 해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 꼭 알아두어야 사실!
배터리가 금방 소모된다. 내 경우 갤럭시 노트3 인데 한국에서 거의 2일 정도도 쓴다. 그런데 위치표시 켜고 네비게이션 적용하면 4시간이면 방전된다. 하니 꼭 예비 배터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자동차 운전이라면 시거잭을 이용한 충전기를 사용해야한다.
필리핀 포켓 와이파이의 장점
필리핀에서 포켓와이파이를 쓰면 좋은 점이 많다. 대부분의 상가에서 포켓 와이파이를 살 수 있는데, 글로브 통신사 전용과 스마트 통신사 전용, 통신사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포켓 와이파이도 있다.
나는 처음에 스마트폰 외에 무엇인가 하나를 더 주머니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되어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사용해보니 여러 장점이 있어서 강추한다.
기계 값은 1500페소에 기본으로 유심칩이 끼워있다.
사용방법은 유심칩을 빼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넣고 돈을 충전한 다음, 원하는 기간을 정해서 설정하면 된다. 설정된 유심칩을 다시 포켓 와이파이에 넣고 사용하면 된다. 무제한 인터넷 일주일은 250페소, 한 달은 999페소이다. 포켓와이파이의 장점은,
첫째, 같이 다니는 일행이 둘 이상일 경우 너무 좋다.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1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한쪽 스마트폰에만 무제한 인터넷하여 테터링하여 다른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하였는데, 배터리 사용이 너무 심해서 거의 4 시간밖에 사용할 수가 없었다.
둘째, 이것이 진짜 필리핀에서 포켓 와이파이를 사용해야하는 이유인데, 필리핀은 통신사의 와이파이 신호가 약해서 호텔의 방안에서는 겨우 되거나 안 돼는 경우가 많다. 해서 창가에 붙어서 인터넷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포켓와이파이를 쓰면 창 쪽에 포켓 와이파이를 놓아두면 방안 전체가 오케이다.
그리고 폰에서 직접 받는 신호보다 포켓 와이파이에서 받는 신호가 더 강한 것 같다.
셋째,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의 경우, 여유분의 구형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탭을 이용하여 전용 네비게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넷째, 다른 나라에서도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것까지 생각 못하고, 필리핀을 떠나 올 때, 다른 사람에게 주고 왔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른 나라에 가서도 그 나라 유심칩 끼고, 인터넷 구매하여, 포켓 와이파이에 옮겨 놓으면 될 것 같다. 가져와서 확인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많이 후회했다.
[출처] 위험한 나라 필리핀에 왜 가냐고요?|작성자 꽃보다 감자
작성일 : 16-06-08 14:33
조회 : 679
